지난 2월 자신의 30년 전 저서인 ‘인류 문명의 기원과 한’을 증보판 펴낸 바 있는 한사상연구소 김상일 박사(철학.전 한신대 교수.사진)가 최근 새로운 저서 ‘악학궤범의 신 연구(표지)’를 출간했다.
김 박사는 이를 위해서 한국에 5개월간 체류한 바 있다. 김 박사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시작했거나 발상한 것에 대해서는 글을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항상 새로운 발상이어야 하고 그것이 항상 세계적이면서 동시에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새로운 저술에 임한다고 전한다.
악학궤범은 1493년(성종 24년)에 왕명으로 성현 유자광 신말평 박곤 등이 편찬한 음악 이론서다. 총 9권 3책으로 이뤄졌지만 제대로 연구된 적이 없다. 하지만 1998년 연세대 신과대학 명예교수인 한태동 박사가 출간한 ‘세종대 음성학’의 4부 ‘악학궤범 연구’를 시작으로 소수 연구자들이 연구의 명맥을 이어왔다.
김상일 박사는 ‘한태동의 악학궤범 연구에 대한 이해와 고찰’이라는 부제로 이책을 은사인 한태동 박사를 이어 당대 음악을 현대수학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를 담아냈다.
책은 온통 수학 기호로 가득차 있어 어렵다고 느껴지지만 현대수학의 주요 개념에 대해 알고나면 음악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책은 지은이가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이자 연구의 핵심과제인 ‘피타고라스 콤마’가 관통하고 있다. 음악과 수학을 직접 연결한 장본인인 피타고라스는 현악기가 현의 길이에 따라 음의 고저가 달라진다는 데 착안해 현의 길이와 진동수 간 역분수(逆分數)의 관계를 발견했다.
하지만 그의 음계에 예기치 않았던 초과음이 나타난다. 이 초과음이 피타고라스 콤마다. 동양 음악사에도 피타고라스 콤마와 동일한 것이 나타나는데 서양음악에서는 이를 처리하는 방법을 ‘순정율’과 ‘평균율’ 동양음악에서는 ‘삼분손익법’이라고 한다. 이 삼분손익법이 바로 악학궤범에서 획기적으로 정리된다.
김상일 박사는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했다. 미국 필립스대학 대학원 클리어몬트대학원에서 과정철학과 한국 불교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교수는 이번 출간과 관련된 강연도 2차례 갖는다. 동서문화포럼이 주최하는 강좌의 이름은 ‘악학궤범의 율려와 한사상’이다. 중국의 율려신서(아악에 관한 음악 이론서)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의 악학궤범이 가지고 있는 특징 속에서 한사상적 요소를 발견하는 강좌다.
첫번째는 오는 10일(목) 오후6시20분 두번째는 24일(목) 오후6시20분이다. 장소는 한국교육원 212호다.